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이 시작되면서 직장을 잃은 미국 저소득층 상당수가 보육비 부담에 아직 일자리에 복귀하지 못하면서 역대 최저 실업률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나타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 보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활발한 경제활동을 하는 시기인 25∼54세 미국인 중 팬데믹 이전에 회사를 그만둔 뒤 아직 복직하지 못한 경우가 38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BoA는 저렴한 양질의 보육 서비스 부족이 이 같은 현상의 주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은행 계좌와 노동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일자리 수는 팬데믹 시작 당시인 2020년 2월 이후 최근까지 약 2% 늘었으나, 작년 말 기준 보육비를 결제한 고객 수는 2020년 초에 비해 7% 감소했다.
또 2019년 최소 6개월간 급여를 받았으나 지난해 마지막 분기 급여를 수령하지 못한 핵심 경제활동 연령층 노동자 가운데 74%가 소득 분포상 하위 2분위에 속했으며 고소득자는 6%에 불과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지난달 내놓은 경기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에서 보육 서비스 부족이 노동 참여를 가로막는다고 평가했다.미 인구조사국의 지난달 설문에서는 지난해와 같은 수준인 490만명이 보육 기관을 다니지 않는 자녀 때문에 결근한 것으로 조사돼 팬데믹이 사라진 이후에도 보육의 어려움이 지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보육 서비스 부족과 조기 퇴직, 질병에 대한 우려 등으로 구직활동이 위축돼 지난 1월 실업률이 53년 만에 최저인 3.4%를 기록했다고 WSJ은 지적했다.BoA 인스티튜트의 애나 저우 이코노미스트는 "보육 서비스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느냐가 큰 이슈"라며 "비싼 보육비가 저소득층 노동자를 집에 붙잡아 놓고 있다"고 말했다.